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 중립(Net-Zero)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시스템의 패러다임이 화석 연료 중심에서 재생 에너지 기반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그린 수소(Green Hydrogen)'는 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에너지 저장 매체이자, 산업, 수송, 난방 등 직접 전동화(Electrification)가 어려운 부문의 탈탄소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에너지원으로 부상하였다. 수소는 단위 질량당 에너지 밀도가 매우 높고, 연소 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며, 연료전지를 통해 고효율로 전기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 수소 생산의 대부분은 천연가스 개질(SMR)에 의존하는 '그레이 수소(Grey Hydrogen)'가 차지하고 있어, 생산 과정에서 상당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모순을 안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전력을 이용하여 물(H₂O)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Water Electrolysis) 기술의 대규모 상용화가 필수적이다.
수전해 기술의 핵심 과제는 생산 비용 절감과 시스템 효율 향상이다. 물을 분해하여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반응은 열역학적으로 높은 에너지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전극 표면에서의 느린 반응 속도로 인해 과도한 활성화 과전압(Activation Overpotential)이 발생한다. 이는 곧 전력 소모 증가와 수소 생산 단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따라서 반응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성능, 고내구성 '촉매(Catalyst)'의 개발은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기술적 난제로 꼽힌다. 본 보고서는 물의 전기분해 원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알칼라인(AWE), 고분자 전해질 막(PEMWE), 음이온 교환막(AEMWE), 고체 산화물(SOEC) 등 다양한 수전해 방식에 적용되는 최신 촉매 기술 동향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특히 귀금속 사용량 저감, 비귀금속 소재의 성능 향상, 해수 수전해와 같은 극한 환경 응용, 그리고 실험실 연구의 상용화 연계 가능성을 테크노-이코노믹 관점에서 면밀히 검토한다.
수전해 기술은 사용하는 전해질의 종류, 이온 전도 매체, 그리고 작동 온도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각 기술은 고유한 장단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요구되는 촉매의 물리화학적 특성 또한 상이하다.
알칼라인 수전해(Alkaline Water Electrolysis, AWE)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성숙한 기술이다. 20-30% 농도의 수산화칼륨(KOH) 또는 수산화나트륨(NaOH) 수용액을 전해질로 사용하며, 다공성 격리막(Diaphragm)을 통해 가스를 분리한다. AWE의 가장 큰 장점은 니켈(Ni), 철(Fe) 등 저렴한 비귀금속 촉매를 사용할 수 있어 시스템 비용(CAPEX)이 낮다는 점이다. 그러나 낮은 전류 밀도(0.2~0.4 A/cm²)로 인해 설비 부피가 크고, 부하 변동에 대한 응답 속도가 느리며, 고압 운전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고분자 전해질 막 수전해(Proton Exchange Membrane Water Electrolysis, PEMWE)는 양성자(H⁺) 전도성 고분자 막(주로 Nafion 계열)을 사용한다. 고체 막을 사용하므로 구조가 콤팩트하고, 높은 전류 밀도(2 A/cm² 이상)와 고압 운전이 가능하다. 특히 재생 에너지의 출력 변동에 대한 응답성이 매우 뛰어나 그린 수소 생산에 가장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강산성 환경과 높은 양극 전위로 인해 백금(Pt), 이리듐(Ir)과 같은 고가의 귀금속 촉매와 티타늄(Ti) 분리판을 사용해야 하므로 비용 절감이 시급한 과제이다.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Anion Exchange Membrane Water Electrolysis, AEMWE)는 AWE와 PEMWE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기술이다. 수산화 이온(OH⁻)을 전달하는 고분자 막을 사용하므로 알칼리 환경에서 작동하여 비귀금속 촉매를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PEMWE와 유사한 'Zero-gap' 구조를 통해 고전류 밀도 운전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가장 경제적인 수소 생산 방식이 될 잠재력이 있으나, 음이온 교환막의 낮은 이온 전도도와 내구성, 그리고 고성능 이오노머(Ionomer) 기술의 부족이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고체 산화물 수전해(Solid Oxide Electrolysis Cell, SOEC)는 700~850°C의 고온에서 수증기를 전기분해한다. 고온의 열에너지를 활용하므로 전기 에너지 소비가 적어 시스템 효율이 매우 높다(전기 효율 100% 근접). 또한 역반응인 연료전지 모드(SOFC)로의 전환이 용이하여 에너지 저장 장치로서의 활용도가 높다. 그러나 고온 운전에 따른 소재의 열적 열화(Thermal Degradation), 느린 시동 시간, 열 순환(Thermal Cycling)에 대한 취약성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특성
전해질
작동 온도
전하 운반체
양극 촉매
음극 촉매
기술 성숙도
장점
단점
알칼라인 (AWE)
액체 KOH/NaOH
60-90°C
OH⁻
Ni, Co, Fe 산화물
Ni, Raney Ni
상용화 (Mature)
저비용, 비귀금속
저효율, 부피 큼
고분자 전해질 막 (PEMWE)
고체 고분자 막 (산성)
50-80°C
H⁺
IrO₂, RuO₂
Pt, Pt/C
초기 상용화 (Commercial)
고출력, 빠른 응답성
귀금속 의존, 고비용
음이온 교환막 (AEMWE)
고체 고분자 막 (알칼리)
50-70°C
OH⁻
Ni, Co, Fe 산화물/LDH
Ni, Ni-Mo, Pt
실증 단계 (Demonstration)
저비용 잠재력, 고출력
막 내구성 부족
고체 산화물 (SOEC)
고체 세라믹 (YSZ 등)
700-850°C
O²⁻
Perovskite (LSCF 등)
Ni-YSZ cermet
파일럿/실증 (R&D)
고효율, 폐열 활용
고온 내구성, 열 순환
물의 전기분해 반응은 전체적으로 2H2O(l) = 2H2(g) + O2(g)로 표현되며, 이는 비자발적 반응으로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표준 상태(25°C, 1 atm)에서 물 분해의 깁스 자유 에너지 변화량(Delta G)은 237.2 kJ/mol이며, 이는 전기화학적 전위로 환산했을 때 1.23 V의 이론적 분해 전압(Erev0)에 해당한다. 그러나 반응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엔트로피 변화(TΔS)에 해당하는 열에너지 또한 공급되어야 하므로, 엔탈피 변화량(ΔH0=285.8 kJ/mol)을 기준으로 한 열중립 전압(Thermoneutral Voltage, Etn)은 1.48 V가 된다.
실제 운전에서는 활성화 과전압(ηact), 옴 저항에 의한 전압 강하(IR), 물질 전달 과전압(ηmt) 등이 더해져 1.8~2.0 V 이상의 전압이 필요하게 된다. 수전해 효율은 투입된 전기에너지 대비 생산된 수소의 에너지 함량(고위발열량 HHV 또는 저위발열량 LHV 기준)으로 정의되며, 과전압을 낮추는 것이 효율 향상의 핵심이다. 촉매는 바로 이 활성화 과전압, 즉 반응 속도를 결정하는 에너지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수행한다.
전극 표면에서의 반응 속도는 전류 밀도(j)로 나타내며, 버틀러-볼머 식(Butler-Volmer Equation)을 따른다. 과전압이 충분히 큰 구간에서는 타펠 식(η=a+blogj)으로 근사할 수 있으며, 여기서 b는 타펠 기울기(Tafel Slope)이다. 타펠 기울기는 전압을 10배 변화시킬 때 전류가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작을수록 촉매의 활성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또한, 교환 전류 밀도(j0)는 평형 전위에서의 가역 반응 속도를 의미하며, 이 값이 클수록 반응 개시가 용이하다. 촉매 연구는 b를 낮추고 j0 를 높이는 소재를 찾는 과정이다.
수소 발생 반응(HER)은 2전자 이동 반응으로 비교적 단순하지만, pH에 따라 경로가 다르다.
산성 매질: 풍부한 양성자(H+)가 촉매 표면에 흡착되어 수소 원자(Hads)가 되는 Volmer 단계(H+ + e− →Hads)가 빠르게 일어난다. 이후 두 개의 Hads가 결합하는 Tafel 단계(2Hads →H2) 혹은 Hads가 전해질의 H^+ 와 전자를 받아 H2가 되는 Heyrovsky 단계(Hads + H^+ + e^- = H2)를 통해 수소가 생성된다. 백금(Pt)은 수소 흡착 에너지(Delta G H^)가 0에 가까워 산성 HER에서 최고의 성능을 보인다.
알칼리 매질: H+ 농도가 낮아 물 분자가 직접 반응해야 한다. 먼저 물 분자가 해리(Dissociation)되어 $H_{ads}$와 $OH^-$를 생성하는 Volmer 단계(H2O+e− →Hads +OH−)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물 분자의 O-H 결합을 끊는 데 추가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산성보다 반응 속도가 느리다. 따라서 알칼리 HER 촉매는 물 해리를 촉진하는 능력과 수소 흡착 능력의 균형이 중요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NiO/Ni 이종 구조와 같이, 물 해리를 돕는 산화물 사이트와 수소 결합을 돕는 금속 사이트가 공존하는 이중 기능성(Bifunctional) 촉매가 주목받고 있다.
산소 발생 반응(OER)은 4개의 전자와 양성자가 이동하는 복잡한 과정으로, 수전해 전체 반응 속도를 제한하는 병목(Bottleneck) 단계이다.
흡착물 진화 메커니즘 (Adsorbate Evolution Mechanism, AEM): 전통적인 메커니즘으로, 금속 활성점(M)에 OH−, O, OOH 등의 중간체가 순차적으로 흡착 및 탈착되며 산소가 생성된다. 이 경우 중간체들의 흡착 에너지 사이에 선형적인 스케일링 관계(Scaling Relationship)가 존재하여, 과전압을 이론적 한계 이하로 낮추는 데 제약이 따른다.
격자 산소 매개 메커니즘 (Lattice Oxygen Mediated Mechanism, LOM): 최근 고활성 촉매에서 관찰되는 새로운 경로로, 전해질의 산소뿐만 아니라 촉매 격자 내의 산소가 직접 반응에 참여하여 O-O 결합을 형성한다. 이는 AEM의 스케일링 관계를 우회하여 과전압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그러나 격자 산소의 소모는 산소 빈자리(Oxygen Vacancy)를 형성하고, 이는 금속 양이온의 용출과 구조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LOM을 활성화하면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차세대 OER 촉매 설계의 핵심 난제이다.
PEM 수전해의 양극(Anode)은 강산성(pH < 1), 고전위(> 1.6 V vs RHE), 그리고 산소 발생이라는 가혹한 산화 환경에 노출된다. 대부분의 비귀금속 산화물은 이 조건에서 즉시 부식되거나 용해되므로,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귀금속 산화물인 이리듐 산화물(IrO₂)과 루테늄 산화물(RuO₂)만이 유일한 대안으로 사용되고 있다.
루테늄 산화물(RuO₂): RuO₂는 IrO₂보다 낮은 과전압을 가지며 본질적인 OER 활성이 매우 뛰어나다. 그러나 고전위 운전 시 Ru가 +4가에서 +8가(RuO4)로 과산화되어 전해질로 용출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는 촉매의 수명을 급격히 단축시키므로, 순수 RuO₂는 상용 시스템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이리듐 산화물(IrO₂): IrO₂는 산성 환경에서 가장 뛰어난 내구성을 보이지만, 활성이 RuO₂보다 다소 낮고, 무엇보다 지구상 매장량이 극히 희소(Scarce)하다는 것이 문제다. 이리듐의 연간 생산량은 약 7~9톤에 불과하며, 이는 수전해 설비가 기가와트(GW) 규모로 확장될 때 심각한 공급망 병목(Supply Chain Bottleneck)을 초래할 수 있다. 현재 PEMWE 스택 비용에서 백금족 금속(PGM)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정도이나, 수요 급증 시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이리듐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거나(Thrifting), 루테늄의 안정성을 높여 이리듐을 대체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Ru 촉매의 안정화: 루테늄 격자에 텅스텐(W), 티타늄(Ti), 아연(Zn) 등 이종 금속을 도핑하여 전자 구조를 제어함으로써 과산화를 억제한다. 예를 들어, 최근 개발된 Ru₃Zn₀.₈₅W₀.₁₅Ox 촉매는 운전 중 아연이 선택적으로 용출되면서 전자를 방출하고, 이를 텅스텐이 포획하여 Ru 사이트의 전자 밀도를 높이는 메커니즘을 갖는다. 이는 Ru-O 결합을 강화하고 고전위에서도 Ru의 용출을 막아 활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하였다. 또한, 산성 전해질에서 안정한 구조인 금속-유기 골격체(MOF) 유도체나 압축 변형(Compressive Strain)을 도입하여 반응 경로를 제어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리듐 저담지 기술 (Low-loading Strategies): 현재 상용 PEMWE의 이리듐 사용량은 약 1~2 mg/cm² 수준이다. 이를 0.1 mg/cm²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 전도성 세라믹 지지체(예: ATO, TiC, TaC) 위에 이리듐 나노입자를 분산시키거나, 코어-쉘(Core-Shell) 구조를 통해 비귀금속 코어 위에 이리듐을 얇게 코팅하여 표면적 대비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3M사의 NSTF(Nanostructured Thin Film) 기술은 유기물 위스커(Whisker) 위에 얇은 촉매층을 형성하여 활성 면적을 극대화하고 로딩량을 줄인 대표적인 사례이다.
혼합 산화물 및 고용체: Ir과 Ru를 혼합한 IrxRu1−xO2 고용체는 두 금속의 장점을 취하여 활성과 안정성의 밸런스를 맞춘다. Ru가 활성을 주도하고 Ir이 구조적 안정성을 제공하는 형태이다.
산성 HER에서는 백금(Pt)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능을 보인다. Pt/C 촉매는 매우 낮은 과전압과 빠른 반응 속도를 보이지만, 역시 높은 가격이 문제다. Pt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단일 원자 촉매(SAC) 기술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탄소 지지체의 결함 부위나 질소(N) 도핑 부위에 Pt 원자를 하나씩 고정하여 원자 이용 효율(Atom Utilization Efficiency)을 100%에 가깝게 높이는 방식이다.
비귀금속 대체재로는 전이금속 칼코겐화물(TMDs)인 이황화몰리브덴(MoS2)이 유망하다. MoS2의 가장자리(Edge) 부위는 Pt와 유사한 수소 흡착 에너지를 가지며, 이를 기저면(Basal plane)까지 활성화하기 위해 2H 상을 1T 금속상으로 전이시키거나 황 공공(Sulfur Vacancy)을 도입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전이금속 인화물(CoP, Ni₂P)과 질화물(Mo₂N) 등도 산성 환경에서 일정 수준의 내구성을 보이며 Pt 대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알칼리 환경(pH 14)의 가장 큰 장점은 니켈(Ni), 철(Fe), 코발트(Co) 등 지구상에 풍부한 비귀금속을 촉매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니켈-철 층상 이중 수산화물(NiFe Layered Double Hydroxide, NiFe-LDH)은 알칼리 OER 반응에서 귀금속인 IrO₂나 RuO₂를 능가하는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는 '벤치마크' 촉매로 자리 잡았다.
철(Fe)의 역할: 순수한 NiOOH보다 Fe가 불순물로라도 포함된 NiOOH의 OER 활성이 수백 배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Fe는 Ni 사이트의 전자 구조를 변조하여 중간체(∗OH, ∗O, ∗OOH)의 흡착 에너지를 최적화하고, 실제 활성 사이트 역할을 하거나 Ni-O-Fe 간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조적 진화: NiFe-LDH는 층상 구조로 넓은 표면적을 제공하며, 층간에 물과 이온의 이동이 용이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LDH를 단일 층(Monolayer)으로 박리(Exfoliation)하거나, 다공성 폼(Foam) 형태의 기재에 직접 성장(In-situ Growth)시켜 활성 면적을 극대화하고 전도성을 높이는 전략이 사용된다.
스피넬 및 페로브스카이트: Co3O4, NiCo2O4와 같은 스피넬(Spinel) 구조 산화물과 LaNiO3 같은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산화물 또한 우수한 OER 활성을 보인다. 이들은 조성을 조절하여 eg 오비탈 채움(Filling) 정도를 1에 가깝게 맞춤으로써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다.
AEMWE는 알칼리 전해질을 순환시키거나 순수 물(Pure Water)을 사용하여 작동한다. 순수 물을 사용할 경우 시스템 부식 문제는 줄어들지만 이온 전도도가 낮아져 촉매-이오노머 계면에서의 반응 효율이 더욱 중요해진다.
비귀금속 HER/OER 촉매: AEMWE에서는 NiMo 합금, CoP, Ni₂P 등이 HER 촉매로, NiFe-LDH, CoFe-LDH 등이 OER 촉매로 사용된다. 특히 NiMo 합금은 Pt에 버금가는 매우 낮은 수소 발생 과전압을 보인다.
이중 기능성(Bifunctional) 촉매: 양극(OER)과 음극(HER) 모두에서 높은 활성을 보이는 촉매는 전해조 제조 공정을 단순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한다. 예를 들어, CoP@CoFe-LDH와 같은 이종 구조체나, 인(P), 황(S) 등을 도핑한 니켈-코발트 화합물은 알칼리 매질에서 물 해리(HER)와 산소 발생(OER) 모두에 효과적이다.
비귀금속 AEMWE 성능: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귀금속 촉매만을 사용한 AEMWE 셀이 1.8~2.0V에서 1 A/cm² 이상의 전류 밀도를 달성하며 PEMWE의 성능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 운전 시 막의 열화와 함께 촉매 층의 탈락이나 이오노머의 탄산화(Carbonation) 문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5. 특수 환경 응용: 해수 수전해 (Seawater Electrolysis)
담수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해수를 직접 전기분해하는 기술은 수자원 부족 문제와 담수화 설비 비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이다. 그러나 해수에는 약 0.5 M 농도의 염화물 이온(Cl−)이 존재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염소 발생 반응(ClER) 경쟁: 양극에서 산소 발생 반응(OER, 1.23 V)과 염소 발생 반응(ClER, 1.36 V)이 경쟁한다. 열역학적으로는 OER이 우선하지만, ClER은 2전자 반응으로 키네틱 측면에서 더 빠를 수 있다. 과전압이 높아질수록 ClER이 우세해져 유독성 염소가스(Cl2)가 생성될 위험이 크다.
전극 부식: Cl− 이온은 강력한 부식성을 가지며, 특히 산성 환경에서는 차아염소산(HClO)이 생성되어 촉매와 기재(Substrate)를 부식시킨다.
침전물 형성: 해수 속의 마그네슘(Mg2+), 칼슘(Ca2+) 이온은 알칼리 환경의 음극 표면에서 수산화물(Mg(OH)2, Ca(OH)2)로 침전되어 전극 기공을 막고(Scaling) 성능을 저하시킨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l− 이온의 접근을 차단하고 OER 선택성을 극대화하는 소재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선택적 투과층(Permselective Layer): 촉매 표면에 음전하를 띠는 층을 코팅하여, 정전기적 척력(Electrostatic Repulsion)으로 음이온인 $Cl^-$의 접근을 막고, 반응에 필요한 OH− 이온이나 물 분자만 통과시키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NiFe-LDH 위에 인산염(Phosphate) 층이나 황산염(Sulfate) 층을 형성하거나, IrO₂ 위에 MnOx 층을 입혀 Cl− 투과를 억제하고 수백 시간 이상 안정적인 해수 수전해를 구현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활성 부위의 선택성 설계: ClER에 대한 활성이 낮고 OER에 대한 활성이 높은 소재를 사용한다. 알칼리 환경(pH > 7.5)에서는 OER 과전압을 480 mV 이하로 유지하면 열역학적으로 ClER을 피할 수 있다는 기준이 제시된다. NiFe-LDH는 본질적으로 OER 선택성이 매우 높아 해수 수전해용 촉매로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다.
비대칭 전해질 공급: 양극에는 담수를, 음극에는 해수를 공급하거나, 양극 전해질에 Cl^-를 배제하는 시스템적 접근도 시도되고 있다.
SAC 기술은 금속 원자를 뭉치지 않게 하여 지지체에 개별적으로 분산시키는 기술이다. 이는 귀금속 사용량을 극한으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원자가 불포화 배위(Unsaturated Coordination) 상태로 노출되어 최고의 활성을 나타낸다. 최근에는 질소가 도핑된 탄소(N-doped Carbon)나 금속 산화물 지지체에 Pt, Ir, Ru 단일 원자를 고정하여 PEMWE와 AEMWE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해수 수전해와 같이 불순물이 많은 환경에서도 SAC의 독특한 입체 구조가 Cl− 이온의 흡착을 방해하여 높은 선택성을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가지 이상의 금속 원소를 유사한 원자 비율로 혼합하여 단일 상(Single Phase)을 형성하는 HEA는 높은 혼합 엔트로피로 인해 열역학적으로 안정하다. 다양한 원소들이 표면에 복잡하게 배열되어 있어 '칵테일 효과(Cocktail Effect)'를 통해 다양한 반응 중간체에 대해 최적의 흡착 에너지를 제공하는 활성 사이트를 가질 확률이 높다. 또한, 원자 확산이 느린 특성(Sluggish Diffusion) 덕분에 가혹한 반응 조건에서도 입자 성장이나 상분리가 억제되어 구조적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다. 최근 Ni-Co-Fe-Cr-Mo 등으로 구성된 HEA 나노입자가 알칼리 및 해수 수전해에서 기존 단일 금속 촉매를 뛰어넘는 성능과 수명을 보여주었다.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해 태양광이나 풍력 전력을 직접 사용할 경우, 전해조는 급격한 출력 변동과 잦은 정지/가동(Shutdown/Startup)을 겪게 된다. 이러한 동적 부하 조건은 정전압(Static) 운전보다 촉매의 열화(Degradation)를 훨씬 가속화시킨다. 전압이 급격히 변동하거나 역전류(Reverse Current)가 흐를 때, 촉매 표면에서는 산화/환원 반응이 반복되며 구조적 스트레스를 받는다.
용출 및 재석출 (Dissolution & Redeposition): 전위가 변동할 때 금속의 산화 상태가 변하면서 전해질로 용출되었다가 다시 다른 위치에 석출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는 입자가 커지는 오스트발트 숙성(Ostwald Ripening)을 유발하여 활성 면적을 감소시킨다. 특히 Ru 및 Ir 기반 촉매는 이러한 전위 순환에 취약하다.
구조적 상전이 (Phase Transformation): 촉매 표면이 비정질화되거나, 원하지 않는 산화물/수산화물 상으로 변하여 활성이 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Co 기반 스피넬 촉매는 장기 운전 시 비활성 상인 CoO나 Co(OH)2로 변할 수 있다.
기계적 탈락 (Mechanical Detachment): 고전류 밀도에서 격렬하게 발생하는 가스 기포는 촉매 층에 물리적인 압력을 가해 지지체에서 박리시킬 수 있다.
불순물 피독 (Poisoning): 전해질이나 공급수에 포함된 미량의 금속 이온(Fe, Cu 등)이나 유기물이 촉매 표면에 흡착되어 활성 부위를 차단한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촉매를 지지체 위에서 직접 성장(In-situ Growth)시켜 결합력을 높이거나, 자가 치유(Self-healing) 기능을 부여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실제 수년 간의 운전을 단기간에 모사하기 위해 표준화된 가속 스트레스 시험(Accelerated Stress Test, AST) 프로토콜이 개발되어 촉매의 수명을 예측하고 열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촉매 물질 자체의 비용은 전체 수전해 시스템 비용(CAPEX)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으로 보일 수 있다(스택 비용의 약 45% 중 일부). 그러나 이리듐과 같은 희귀 금속의 가격 급등과 공급 리스크는 단순 비용 이상의 문제이다. 이리듐 공급이 부족하면 GW급 대규모 프로젝트의 실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Supply Chain Bottleneck). 따라서 PEMWE의 경우 Ir 사용량을 현재의 1-2 mg/cm² 수준에서 2030년까지 0.1 mg/cm² 이하로 낮추는 것이 필수적인 경제적 목표이다. 반면 AEMWE는 비귀금속 사용을 통해 스택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잠재력이 있으며, 2025년경 $500/kW 이하의 시스템 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성 요소
Bipolar Plates
PTL/GDL
Catalyst (Anode)
Catalyst (Cathode)
Membrane
PEMWE 비용 비중
높음 (Ti, 코팅 필요)
높음 (Ti 펠트/메쉬)
높음 (Ir, Ru)
높음 (Pt)
높음 (Nafion 등)
AEMWE 비용 비중 (잠재적)
낮음 (Steel 가능)
낮음 (Ni 폼/메쉬)
매우 낮음 (Ni, Fe)
낮음 (Ni, Mo)
중간 (탄화수소계)
비고
AEM은 부식성 낮음
소재 차이
귀금속 vs 비귀금속
AEM 내구성 향상 필요
실험실 수준의 소규모 합성(Drop casting) 방식은 대면적 전극 생산에 부적합하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롤-투-롤(Roll-to-Roll) 코팅, 스프레이 코팅, 슬롯 다이 코팅(Slot-die Coating)과 같은 연속 공정에 적합한 촉매 잉크 및 분산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촉매가 멤브레인에 직접 코팅되는 CCM(Catalyst Coated Membrane)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촉매 이용률을 높이고 계면 저항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또한, 고엔트로피 합금이나 단일 원자 촉매와 같은 첨단 소재를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는 확장 가능한(Scalable) 합성법(예: 고에너지 볼 밀링, 초음파 분무 열분해 등)의 개발도 병행되어야 한다.
Nel, Cummins, Thyssenkrupp Nucera, ITM Power 등 전통적인 수전해 기업들은 PEMWE 및 AWE 기술을 고도화하며 대규모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편, Enapter(AEM 전문), Electric Hydrogen, H2Pro 등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은 고효율 촉매 및 스택 기술을 앞세워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 하고 있다. 특히 Enapter는 AEM 수전해의 저비용 구조를 활용하여 소형 모듈형 시스템부터 메가와트급 시스템까지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의 연구진(KAIST, KIER 등) 또한 AEM용 고성능 비귀금속 촉매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 이전을 통해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9. 결론 및 향후 전망
수전해 촉매 기술은 단순한 실험실 수준의 활성 경쟁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초고내구성(Durability)', '경제성(Cost-effectiveness)', '대량 생산성(Scalability)'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PEMWE: 이리듐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저담지 기술과 비귀금속 코어-쉘 구조, 그리고 루테늄의 내구성을 확보하는 도핑 기술이 단기적인 상용화의 핵심이다.
AEMWE/AWE: 니켈-철 기반 비귀금속 촉매의 고전류 밀도 운전 성능을 확보하고, 재생 에너지의 동적 부하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입증하는 것이 차세대 저가 수소 생산의 열쇠이다.
해수 수전해: 선택적 이온 투과층 기술의 성숙도가 높아짐에 따라, 담수화 설비 없이 무한한 해수 자원을 직접 활용하는 기술이 점차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 방법론의 혁신: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소재 탐색, 고속대량스크리닝(High-throughput Screening) 기술은 최적의 촉매 조성을 발견하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촉매 기술의 혁신은 그린 수소의 생산 단가를 화석 연료 기반 수소 수준으로 낮추는 가장 강력한 레버(Lever)이며, 이는 전 지구적인 에너지 전환과 탄소 중립 사회 실현을 앞당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